TL;DR
- 퇴직금 중간정산은 주택 구입, 전세보증금, 6개월 이상 요양, 파산·개인회생, 임금피크제, 천재지변 등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가 정한 사유에 해당할 때만 신청할 수 있다.
- 사유별 증빙 서류를 갖춰 회사 인사·총무 부서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하며, 사유가 없으면 회사가 거절해도 강제할 방법이 없다.
- 정산을 받으면 근속기간이 그 시점부터 새로 계산되고 퇴직소득세가 원천징수되므로, 신청 전에 총 퇴직금이 얼마나 줄어드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퇴사할 때 한 번에 지급되지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은 특정 사유가 있으면 재직 중에도 퇴직금을 미리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두고 있다.
이것이 퇴직금 중간정산이다. 2012년 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근로자가 원하기만 하면 별다른 사유 없이도 중간정산을 받을 수 있었지만, 개정 이후로는 시행령이 정한 사유에 해당하고 이를 입증하는 서류를 갖춰야만 신청 자체가 가능해졌다.
주택을 사거나 전세 보증금이 필요해서, 가족이 오래 아파서, 혹은 파산이나 개인회생 절차를 밟게 돼서 목돈이 급한 상황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사정이 있다고 해서 회사가 곧바로 중간정산을 해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법정 사유 없이 정산에 응하면 세무상 퇴직소득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생기기 때문에, 사유와 서류를 갖추지 않은 요청은 실무에서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반대로 사유에 해당한다면 회사 내부 규정에 따라 신청서와 증빙만 제출하면 되고, 노동청이나 관공서에 별도로 신고할 필요는 없다.
법정 사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에 일곱 가지로 못박혀 있고, 사유마다 요구하는 서류와 신청 가능한 시기도 다르다.
근속기간이 어떤 계산식으로 다시 산정되는지 같은 세부 공식보다, 미리 받는 시점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가 먼저다.
퇴직금 중간정산이란 무엇인가
중간정산은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재직 기간 중 발생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받는 제도를 말한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주택 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 퇴직 전이라도 그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해 지급할 수 있다. 2012년 개정 이전에는 이 조항이 지금처럼 엄격하지 않아서 근로자가 요청만 하면 특별한 제약 없이 정산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잦은 중간정산이 근로자의 노후 소득을 갉아먹는다는 문제가 지적되면서 법이 개정됐고, 지금은 시행령이 정한 사유에 해당해야만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이 목록은 한정적으로 열거된 것이어서, 아무리 중간정산 서류를 완비하더라도 법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정산 자체가 불가능하다.
반대로 회사에 퇴직연금이 아니라 자체 퇴직금 적립금만 있는 경우에도 같은 사유·절차가 그대로 적용된다.
퇴직금 중간정산 사유 7가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가 정한 사유는 다음과 같다.
- 무주택 근로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 무주택 근로자가 주거를 목적으로 전세금이나 보증금을 부담하는 경우 (하나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1회로 한정)
- 근로자 본인이나 배우자, 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이나 부상을 입은 경우
- 중간정산 신청일로부터 5년 이내에 파산선고를 받은 경우
- 신청일로부터 5년 이내에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을 받은 경우
- 임금피크제 적용이나 소정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임금이 줄어드는 경우
- 천재지변 등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재해로 피해를 입은 경우
이 일곱 가지 사유 외에는 단순히 생활비가 부족하거나 자녀 학비가 필요하다는 이유로는 퇴직금 중간정산을 신청할 수 없다.
특히 주택 관련 사유는 반드시 무주택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이미 주택을 보유한 상태에서 추가로 집을 사는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
파산과 개인회생은 법원 결정이 있어야 하며, 신용회복위원회의 개인워크아웃이나 프리워크아웃 같은 사적 채무조정은 이 사유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유별로 준비해야 하는 서류
중간정산 서류는 사유별로 요구하는 항목이 다르므로 하나라도 빠지면 신청이 반려될 수 있다.
주택 구입이라면 주민등록등본, 무주택 확인서 역할을 하는 건축물대장이나 등기사항증명서, 부동산 매매계약서가 필요하고, 등기가 끝난 뒤에는 등기 후 건물등기부등본을 추가로 제출해야 한다.
전세금이나 보증금 사유라면 주민등록등본과 임대차계약서, 무주택 확인서에 더해 잔금을 실제로 냈다는 통장 거래내역 같은 지급 증빙이 필요하다. 6개월 이상 요양 사유는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명시된 의사 진단서나 소견서, 의료비 영수증, 부양가족 관계를 확인할 가족관계증명서를 함께 낸다.
파산선고는 법원의 파산선고 결정문 사본으로, 개인회생은 법원의 개인회생절차 개시결정문으로 신청일 기준 5년 이내에 효력이 진행 중임을 증명한다.
임금피크제 사유는 임금피크제 적용을 확인할 수 있는 사업주 발급 확인서나 취업규칙·단체협약, 그리고 임금이 줄어들기 전후를 비교할 수 있는 급여명세서가 필요하다.
천재지변 사유는 피해사실확인서나 자연재난 피해신고서 등 행정기관의 피해조사 자료가 기본이며, 가족이 다쳤거나 실종된 인적 피해라면 입원확인서나 가족관계증명서도 함께 챙겨야 한다.
실무에서 흔한 실수는 주택 구입 사유로 신청하면서 매매계약서만 내고 무주택 확인서를 빠뜨리는 경우다.
무주택 여부는 신청자 본인뿐 아니라 세대원 전원의 주택 소유 현황까지 확인 대상이므로 관련 서류를 함께 챙기는 것이 안전하다.
중간정산 신청 절차
퇴직금 중간정산은 노동청이나 관공서에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소속 회사 인사·총무 부서에 직접 요청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먼저 자신에게 해당하는 사유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증빙 서류를 모은다.
이어서 회사 소정 양식의 신청서를 작성하는데, 통일된 법정 서식이 없으므로 회사마다 양식이 다르고, 양식이 없는 회사라면 사유와 희망 정산 금액, 증빙서류 목록을 적은 자유 양식으로 제출해도 된다.
신청서와 증빙 서류를 인사 부서에 내면 회사는 사유 해당 여부와 서류의 적정성을 검토한 뒤 승인 여부를 정한다.
승인되면 퇴직금을 산정해 근로자 계좌로 지급하고, 지급된 금액은 회사가 운영하는 퇴직연금 계좌나 자체 적립금에서 차감된다.
서류 검토부터 지급까지 걸리는 기간은 통상 2주에서 4주 정도지만, 법적으로 정해진 처리 기한은 없다.
지급 시점에는 퇴직소득세가 원천징수되므로 신청한 금액이 그대로 전액 입금되지는 않는다는 점도 미리 알아둘 필요가 있다.
사유가 정당하고 서류가 완비돼 있어도 사업주가 중간정산을 거절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사업주에게 신청을 반드시 수리하도록 강제하는 규정은 현행법에 없고, 재정적인 이유로 거절하는 사례도 실제로 있다.
사유마다 신청 시기가 다르다는 것도 챙겨야 한다
중간정산은 사유가 발생했다고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유별로 신청 가능한 시기가 정해져 있다.
주택 구입은 매매계약 체결일부터 소유권 이전 등기 후 1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하고, 전세나 보증금 사유는 임대차계약 체결일부터 잔금 지급일 이후 1개월 안에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
요양 사유는 신청 당시 요양 중이거나 요양이 예정된 상태여야 하며, 요양이 이미 끝났다면 종료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파산선고와 개인회생은 신청일 기준으로 거꾸로 계산해 5년 이내에 결정을 받았어야 하고, 신청 당시 그 효력이 계속 진행 중이어야 하므로 면책이나 복권, 회생절차 폐지 결정이 이미 난 경우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임금피크제 사유는 원칙적으로 임금피크제가 실제로 시행되는 날에 신청하되, 노사가 신청 시기를 달리 정했다면 그 이후에도 신청할 수 있다.
천재지변 사유는 피해를 입은 날부터 3개월 이내에 신청하는 것이 기본이지만, 3개월이 지난 뒤에도 피해 상황이 해소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면 그 사유가 해소되기 전까지 신청할 수 있다.
신청 시기를 놓치면 사유 자체는 인정돼도 정산을 받지 못할 수 있으므로, 사유가 생긴 시점부터 기한을 따로 기록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정산을 받은 뒤 달라지는 세금과 근속기간
중간정산을 받으면 세금과 근속기간 두 가지가 함께 달라진다.
먼저 세금 쪽을 보면, 중간정산으로 지급받은 금액도 퇴직소득세 원천징수 대상이라 지급액이 그대로 통장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만 소득세법 제148조에 따른 근속연수 합산 특례를 활용하면 중간정산 당시의 근속연수와 최종 퇴직 시 근속연수를 합산해 퇴직소득공제를 계산할 수 있어, 세금 부담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이 특례는 자동으로 적용되지 않고 연말정산이나 종합소득세 신고 때 별도로 신청해야 반영된다.
근속기간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후단에 따라 정산 시점 다음 날부터 새로 계산되기 시작한다.
즉 중간정산일이 새로운 입사일처럼 작동해서 그 이전 근속기간은 이미 정산이 끝난 것으로 처리되고, 이후 근속기간만 다음 퇴직금 계산에 반영된다.
구체적인 계산식과 예시는 근속기간만 따로 다룬 자료를 참고하는 편이 낫고, 여기서는 정산을 받는 순간 근속기간이 리셋된다는 점만 확인하면 된다.
한편 2025년 퇴직연금 의무화 이후에는 퇴직연금 운용기관이 사유 충족 여부를 한 번 더 검증할 수 있어 처리 기간이 다소 길어질 수 있다.
사용자는 퇴직연금 운용기관이나 회사가 자체 적립한 퇴직금 재원 중 어느 쪽에서 지급할지를 정하게 된다.
중간정산 전에 확인해야 할 것
중간정산은 급한 목돈을 마련하는 수단이 되지만 그만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는 선택이기도 하다.
정산을 받으면 근속기간이 새로 시작되기 때문에 이후 퇴직할 때 받는 퇴직금 총액이 정산을 받지 않았을 때보다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임금이 근속연수에 따라 오르는 구조라면, 초기 근속기간을 낮은 평균임금으로 미리 정산해버리는 셈이라 장기적으로는 손해로 이어지기 쉽다.
필요한 금액만 최소한으로 정산받고, 주택 관련 대출이나 보증제도, 긴급 생계비 융자 같은 공적 지원을 먼저 검토한 뒤에도 부족할 때 정산을 신청하는 순서가 안전하다.
전세나 보증금 사유는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한 번만 쓸 수 있으므로, 다음 계약 갱신 때 다시 목돈이 필요해질 가능성까지 미리 생각해두는 편이 좋다.
사업주가 사유와 서류를 다 갖췄는데도 재정적인 이유로 거절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서, 회사 인사 부서와 사전에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다.
실행 체크리스트
- 시행령 제3조가 정한 일곱 가지 사유 중 자신에게 해당하는 사유를 먼저 확인한다.
- 사유별로 요구되는 증빙 서류를 빠짐없이 준비하고, 무주택 확인서처럼 놓치기 쉬운 서류를 다시 점검한다.
- 사유마다 다른 신청 가능 기한을 확인해 시기를 놓치지 않는다.
- 회사 소정 양식이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사유와 희망 금액, 증빙 목록을 적은 자유 양식 신청서를 준비한다.
- 신청서와 서류를 인사·총무 부서에 제출하고 통상 2~4주가 걸리는 검토 기간을 감안해 일정을 조정한다.
- 정산 후 근속기간이 새로 시작된다는 점과 퇴직소득세가 원천징수된다는 점을 미리 계산해본다.
자주 묻는 질문
퇴직금 중간정산은 아무 사유로나 신청할 수 있나요?
아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3조가 정한 일곱 가지 사유에 해당해야 하며, 생활비 부족이나 자녀 학비 같은 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회사가 중간정산을 거절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사유와 서류를 갖췄더라도 사업주에게 신청을 반드시 수리해야 하는 의무는 없다.
재정적인 이유로 거절할 수 있으며, 이를 강제할 법적 수단은 현재 없다.
중간정산을 받으면 세금은 어떻게 되나요?
중간정산으로 받는 금액도 퇴직소득세 원천징수 대상이다.
다만 소득세법 제148조의 근속연수 합산 특례를 신청하면 최종 퇴직 시 근속연수와 합산해 공제를 계산할 수 있어 세금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전세 보증금 사유로 이미 중간정산을 받았는데, 다음 계약 갱신 때 또 받을 수 있나요?
받을 수 없다.
전세금이나 보증금 사유는 하나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동안 1회로 한정되므로, 이후 계약 갱신으로 보증금이 오르더라도 같은 사유로는 다시 신청할 수 없다.
퇴직연금에 가입돼 있어도 중간정산이 가능한가요?
가능하다.
사용자가 퇴직연금 운용기관이나 회사 자체 적립금 중 하나를 통해 지급하며, 2025년 퇴직연금 의무화 이후에는 운용기관이 사유 충족 여부를 추가로 검증할 수 있어 처리 기간이 조금 더 걸릴 수 있다.






